《배트맨: 다크나이트》는 두 번 봤다. 원래 복습에 젬병이라 뭐든 두 번 보는 일은 잘 없다. 오다 가다 케이블방송에서 좋아하는 영화를 하면 다시 보기는 하지만, 내 의지로 다시 챙겨 보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두 번 보면 난 확실히 집중력이 떨어져서(머리도 좋지 않은 게 반복학습도 내켜하지 않으니 알 만하지 않은가;).
내가 《다크나이트》를 다시 보는 이유가 뭘까 잠깐 생각해 봤다. 두 가지더라. 하나는 아무래도 납득이 되지 않는 이 분위기. 내가 대체 뭘 놓쳐서 이 영화에 대한 이 엄청난 상찬과 분석글에 무념한지 궁금했다. 미심쩍다 미심쩍다 하면서도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 보았지만, 기껏해야 전에 쓴 글 이상의 감상은 안 나왔으므로(지난번에 쓴 글 하나, 둘).
다른 하나는 좀 더 솔직한 이유. 처음 봤을 때도 그랬는데, 난 《다크나이트》의 액션 장면이 좋다. 마약 거래 장면에서 자동차 지붕 위로 뛰어내리는 모습, 홍콩의 밤에 보여 준 모든 액션 장면과 비행기 탑승 장면, 덴트 호송에서부터 시작되는 자동차 추격 및 격투 장면과 바이크가 보여 주는 묘기, 마로니를 잡아 가기 위해 들어간 나이트클럽에서 보여 주는 좁은 공간의 싸움 장면, 조커와의 마지막 대결 전에 건물의 위아래를 누비며 인질과 특별기동대를 모두 보호하는 동시에 견제하기 위해 날아다니는 장면. 그리고 브루스가 양복 입고 보여 준 잠깐의 격투 장면. *꺄악!* 배트맨은 표정이 안 보여서 멋있지만, 이 장면은 표정이 보여서 멋있어.
돈 들어간 티 제대로 내면서 소소한 볼거리도 포기하지 않는 액션 장면들이다. 무조건 폭파한다고 눈이 시원한 건 아니니까. 주먹질하고 발차기 하는 동선도, 믿어지지 않는 고공활주의 화려함도 멋지다. 유명한 바이크의 벽을 이용한 정지라든지, 기회가 되면 다시 보고 싶은 기동대와의 싸움 장면도. 이런 건 텔레비전으로 봐서는 영 감흥이 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눈을 위해 극장으로 가고 싶은 거다.
아이맥스는 결국 포기했고, 실은 아직도 영화가 할 리 없다고 생각하고 잠깐 여유 있을 때 영화라도 한 편 볼까 해서 의정부 THC9의 상영시간표를 찾아보다가, 이 영화가 아직 상영 중인 걸 발견하고 다른 영화 다 버리고 이걸 선택했다. 겨우 시간 맞춰 들어간 극장에는 사람이 적어서 저번처럼 신경을 곤두세우고 보지 않아도 됐다. 여유롭게 고개 딱 꺾고 이번에는 브루스 웨인의 아르마니 양복빨도 좀 제대로 보자는 마음으로 화면을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 난 안 되나 보다. 내게 이 영화는 그냥 썩 잘 만든 블록버스터다. 이전의 뻘소리는 내 감상이기도 하지만, 이 열 오른 감상평 분위기에 눌려 끼적인 것이기도 하다. 영화의 엔딩 음악(난 이 테마 좋더라. 막 두근두근)을 듣고 나오는데 앞에 한 커플이 대화를 나눈다. “와, 정말 짱이지 않냐?” “근데 너무 우울하더라.” 그 대화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짱이고, 우울한 에너지를 담고 있는 영화다.
그래서 난 여전히 이 영화를 배트맨과 브루스 웨인을 위한 영화라고 본다. 조커와의 일전으로 망가진 몸을 다시 덴트를 막기 위해 날리고, 사랑하는 레이첼도 없어진 마당에 이러저러해서 결국 ‘다크나이트’가 되어 바이크를 향해 비틀비틀 달리는 그 모습이 내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뭐, 다시 보니 레이첼은 결국 사랑하는 남자가 아니라 같이 있어 줘야 하는 남자를 선택한 게 아닐까 싶더만. 자기도 그거 알고. 전에도 말했지만 브루스에게 레이첼은 좀 안 맞는다. 레이첼은 죽었다 깨어나도 브루스-배트맨을 이해하지 못할걸. 하비 덴트와 브루스-배트맨의 관계도 이해하지 못했잖아. 무엇보다 레이첼은 브루스를 믿지 않는다. 이게 결정타. 날 믿지 않는 사람을 백날 사랑해 봐야 눈물만 흘릴 뿐이지.
게리 올드먼은 참, 볼 때마다 놀라는데 이 아저씨가 정말 드라큘라 백작이었고 《레옹》의 그 악당이 맞냐 말이지. 이번에 다시 보면서도 새삼 놀랐다. 근데 모건 프리먼의 루시우스 폭스는 안 돌아올까? 이름 입력하니 기계 망가졌잖아. 그 기계 있는 한 돌아오지 않겠다며? 없어졌잖아. 그 아저씨 없으면 회사는 누가 이끌고 가며, 배트맨의 돈 바르는 과학 무기는 누가 만들어 주지? 알프레드는 좀 무리인 듯한데. 이 아저씨는 《스타워즈》의 황제보다 더 무서운 배후 세력이지만, 무기 제조는 불가능할 거 같아.
아, 이런 헛소리 감상이 쓰고 싶었어. 다시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테다! (허약한 자아나 보충하면 될 일을;;;)
내가 《다크나이트》를 다시 보는 이유가 뭘까 잠깐 생각해 봤다. 두 가지더라. 하나는 아무래도 납득이 되지 않는 이 분위기. 내가 대체 뭘 놓쳐서 이 영화에 대한 이 엄청난 상찬과 분석글에 무념한지 궁금했다. 미심쩍다 미심쩍다 하면서도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 보았지만, 기껏해야 전에 쓴 글 이상의 감상은 안 나왔으므로(지난번에 쓴 글 하나, 둘).
다른 하나는 좀 더 솔직한 이유. 처음 봤을 때도 그랬는데, 난 《다크나이트》의 액션 장면이 좋다. 마약 거래 장면에서 자동차 지붕 위로 뛰어내리는 모습, 홍콩의 밤에 보여 준 모든 액션 장면과 비행기 탑승 장면, 덴트 호송에서부터 시작되는 자동차 추격 및 격투 장면과 바이크가 보여 주는 묘기, 마로니를 잡아 가기 위해 들어간 나이트클럽에서 보여 주는 좁은 공간의 싸움 장면, 조커와의 마지막 대결 전에 건물의 위아래를 누비며 인질과 특별기동대를 모두 보호하는 동시에 견제하기 위해 날아다니는 장면. 그리고 브루스가 양복 입고 보여 준 잠깐의 격투 장면. *꺄악!* 배트맨은 표정이 안 보여서 멋있지만, 이 장면은 표정이 보여서 멋있어.
돈 들어간 티 제대로 내면서 소소한 볼거리도 포기하지 않는 액션 장면들이다. 무조건 폭파한다고 눈이 시원한 건 아니니까. 주먹질하고 발차기 하는 동선도, 믿어지지 않는 고공활주의 화려함도 멋지다. 유명한 바이크의 벽을 이용한 정지라든지, 기회가 되면 다시 보고 싶은 기동대와의 싸움 장면도. 이런 건 텔레비전으로 봐서는 영 감흥이 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눈을 위해 극장으로 가고 싶은 거다.
아이맥스는 결국 포기했고, 실은 아직도 영화가 할 리 없다고 생각하고 잠깐 여유 있을 때 영화라도 한 편 볼까 해서 의정부 THC9의 상영시간표를 찾아보다가, 이 영화가 아직 상영 중인 걸 발견하고 다른 영화 다 버리고 이걸 선택했다. 겨우 시간 맞춰 들어간 극장에는 사람이 적어서 저번처럼 신경을 곤두세우고 보지 않아도 됐다. 여유롭게 고개 딱 꺾고 이번에는 브루스 웨인의 아르마니 양복빨도 좀 제대로 보자는 마음으로 화면을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 난 안 되나 보다. 내게 이 영화는 그냥 썩 잘 만든 블록버스터다. 이전의 뻘소리는 내 감상이기도 하지만, 이 열 오른 감상평 분위기에 눌려 끼적인 것이기도 하다. 영화의 엔딩 음악(난 이 테마 좋더라. 막 두근두근)을 듣고 나오는데 앞에 한 커플이 대화를 나눈다. “와, 정말 짱이지 않냐?” “근데 너무 우울하더라.” 그 대화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짱이고, 우울한 에너지를 담고 있는 영화다.
그래서 난 여전히 이 영화를 배트맨과 브루스 웨인을 위한 영화라고 본다. 조커와의 일전으로 망가진 몸을 다시 덴트를 막기 위해 날리고, 사랑하는 레이첼도 없어진 마당에 이러저러해서 결국 ‘다크나이트’가 되어 바이크를 향해 비틀비틀 달리는 그 모습이 내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뭐, 다시 보니 레이첼은 결국 사랑하는 남자가 아니라 같이 있어 줘야 하는 남자를 선택한 게 아닐까 싶더만. 자기도 그거 알고. 전에도 말했지만 브루스에게 레이첼은 좀 안 맞는다. 레이첼은 죽었다 깨어나도 브루스-배트맨을 이해하지 못할걸. 하비 덴트와 브루스-배트맨의 관계도 이해하지 못했잖아. 무엇보다 레이첼은 브루스를 믿지 않는다. 이게 결정타. 날 믿지 않는 사람을 백날 사랑해 봐야 눈물만 흘릴 뿐이지.
게리 올드먼은 참, 볼 때마다 놀라는데 이 아저씨가 정말 드라큘라 백작이었고 《레옹》의 그 악당이 맞냐 말이지. 이번에 다시 보면서도 새삼 놀랐다. 근데 모건 프리먼의 루시우스 폭스는 안 돌아올까? 이름 입력하니 기계 망가졌잖아. 그 기계 있는 한 돌아오지 않겠다며? 없어졌잖아. 그 아저씨 없으면 회사는 누가 이끌고 가며, 배트맨의 돈 바르는 과학 무기는 누가 만들어 주지? 알프레드는 좀 무리인 듯한데. 이 아저씨는 《스타워즈》의 황제보다 더 무서운 배후 세력이지만, 무기 제조는 불가능할 거 같아.
아, 이런 헛소리 감상이 쓰고 싶었어. 다시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테다! (허약한 자아나 보충하면 될 일을;;;)
2008/09/12 08:06
Tag : 《배트맨: 다크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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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 '다크나이트'는 일단 패스입니다.
한가위 미드나이트에 문라이트를 보며 즐겁고 멋지고 신나는 명절 보내세요~ ^^
어지간하면 보시길 권합니다. 재미있는 데다 화면이 좋거든요. 오죽하면 아이맥스 타령을 했겠습니까. 제가 그거 놓치고도 또 보는 일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닙니다.
추석에는 일해야죠. 그게 아니면 조카님이 오실 테니 놀아 드려야. ^^;
그나저나 언제 돌아오시는데요? -_-+++
루시우스 폭스는 결국 기계 이름을 입력하고 날렸으니까 돌아오시겠죠. 안그래도 이번에 자동차사고인가로 중상이라는데(모건 프리먼옹이;;) 빨리 쾌차해서 좋은 영화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전 다크나이트 보면서 뭐랄까 판타지에서 살고 있던 조커와 배트맨(예전의 팀 버튼이 만든 배트맨 1)을 현실로 끌어 내놓은 거 같다는 느낌이 강렬했습니다.
배트맨 설정에 대해서 좀 아는 친구녀석들은 뭐 분위기가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리턴즈인지랑 비슷하다는데... 제가 본적이 없으니 알턱이... =_=;;; 아무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특히 배트맨 역의 크리스쳔 베일보다 조커로 분한 히스 레저가 그 압도적인 임펙트에서....)에서 참 멋졌죠...
다시보는거 같은건 잘 못하긴 합니다만.....
뭐..... 다시 볼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한번 보고 싶은... 그런 영화죠.
다만.... 뭐랄까 영화자체에 뭔가 대단한 걸 끼어맞추려는건 좀... ^^;;;
모건 프리먼 사고 났어요? 이런! 나 그 아저씨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팀 버튼은 자기 기본 색이 있으니 판타지 느낌이 강하죠. 현실적으로 보이는 데는 도시 배경 자체도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영화는 아예 그냥 미국의 도시에서 찍었으니까요. 내용도 현실적이고. 만화 설정에 충실하다는 말은 《배트맨 비긴즈》에서부터 들은 듯해요.
그런데 솔직히 전 히스 레저 연기는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내가 알던 히스 레저 같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에도 썼듯 조커의 임팩트는 역시 모르겠습니다. 크리스천 베일은 얼굴을 내놓고 찍은 장면이 거의 없는걸요. 배트맨으로 보인 연기가 더 많았는데, 전 그 배트맨 연기가 썩 좋았습니다. 카메라 워킹 덕도 있겠지만, 얼굴이 나오지 않아 표정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판에 움직임으로 마음이 드러나는 느낌이었어요. 그 나이트클럽에서의 싸움 같은 건 고든의 죽음으로 폭주하고 분노하는 마음이 보였고, 레이첼의 죽음 뒤에 폐허 위에 선 모습이라든가, 비틀거리며 달리는 모습 같은 거요. 카메라의 역할도 있지만, 몸으로 보이는 연기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보거든요.
크리스천 베일이 참... 제 타입이 아닌데, 이런 건 어쩔 수 없는 듯해요;;; 그리고 이 아저씨 연기는 배트맨 가면 쓴 게 더 어울린다고 보일 때가 종종 있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