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직 2개밖에 글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사실은 텍스트큐브닷컴 블로그에 블로그를 개설했다. 여차저차한 과정은 통과. 텍스트큐브닷컴 쪽에서 보여 주는 전망 같은 것이 정확하지 않아서 그쪽으로 이사를 갈지는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이건 역마살일까;;;).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한데, 문제는 글쓰기. 도대체 멀티가 되지 않는 인간이고, 글 하나로 여기저기 우려먹기는 또 싫어서 어떻게 나눠 쓸지 고민이다.

여기서 오는 생각. 차라리 도메인을 사서 옛집(jiyo.byus.net)으로 가는 건 어떨까. 이 생각은 꽤 오래전부터 했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다. 도메인을 살 만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예전 블로그 백업도 거기에 있고, 그 계정 안에서 다른 블로그를 하나 더 잡고 있는 상황인데 그건 용도가 분명히 정해질 예정이라 없앨 마음도 없다. 더구나 블로거닷컴에도 시험 삼아 만든 블로그가 하나 또 있다.

어디에 각 백업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블로그를 하나로 합치고 싶은데 없나 보더라(TNF에 있는 글 보면, 내 삽질이 나을지 저 삽질이 나을지 감이 안 온다.). 예전 블로그를 다시 살리고, 이 블로그를 그쪽에 붙이고, 블로거닷컴 글을 노가다로 옮기는 일까지도 고려해 보았으나 이거 정말 삽질이다. 며칠 밤을 새야 하는 일일지 상상만 해도 무섭다. 예전 블로그를 없애지 않은 이유는 가끔 내가 기억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선 다시 살릴 생각도 별로 들지 않는다. 지나치게 개인적이어서 블로그에 쓸 수 없는 글을 정리하는 용도의 블로그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멀티가 안 되는 인간이고, 중심이 이쪽이라 그쪽에 가서 따로 글 쓸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는 점. 굳이 블로그가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에 컴퓨터의 원노트를 쓰기도 하지만, 그것도 잘;;; (근본적으로 기록이 안 되는 인간일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어쨌든 정리를 하긴 해야 할 텐데. 진지하게 도메인을 생각하고 있다. 실은 이 블로그를 열 때부터 염두에 두었던 도메인 이름이 있긴 하다. 언제나 결심이 더뎌서 문제다. 결심 뒤에는 열심히 삽질을 하는 편이고. 하.하.하. 매사에 너무 진지해도 인생이 고달프다.

2. 드디어 국내판 《블리치》 애니메이션 2기가 끝났다. 109화까지 바운트 관련 이야기는 쫑. 이제 《블리치》 가지고 오만 잡생각을 하는 일은 줄어들겠다. 수명이 아주 긴 생명체를 다루는 작품들을 볼 때마다 한 번씩은 생각하는 일인데, 타인보다 수명이 월등히 길어도 지혜는 늘지 않는 걸까? 어쩌면 그런 작품을 쓴 사람이 그렇게 살아 본 적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블리치》의 사신들처럼 오래 사는 생명체(인간이라고 하기는 좀 애매해서)라면 지혜가 늘 법도 한데 그들이 사는 양태는 인간과 같다. 그리고 여기서 오는 생각. 수명이 긴 만큼 외모도 그다지 변하지 않는다면 확실히 그들 사이를 가르는 기준은 지위가 될 수 있겠다. 우라하라가 몇 살인지 감도 안 오는데, 이야기들을 보면 뱌쿠야보다 한참 많겠다. 그런데 우라하라의 지금 모습은 기껏해야 30대 후반이니 둘이 동갑이라도 믿을 상황이다.

나이를 아주 많이 먹어도 별반 변화가 없다면 (내가 원하는) 궁극은 키스케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끼어들 일에 제대로 끼어들고 빠질 일에 철저하게 빠지며, 누구에게나 존댓말을 쓰는 헐렁한 듯한 건달 모습. 나이에 따른 존댓말 따위는 300년만 살고 나면 다 의미 없게 느껴질 것 같다. 이치고처럼 매사 반말도 좋지만, 반말은 매끄러운 인간관계에 문제를 불러올 수 있으니 까짓거 존댓말로 밀면 되는 것.

한두 살 차이 나는 친구들한테 말 좀 짧게 가라고 했건만, 전에는 잘도 말 놓다가 그 말한 뒤로는 말 짧아지는 횟수가 줄었다. 자꾸 말 놓으라고 하는 것도 강요 같아서 자기들이 알아서 좋을 대로 하라는 마음에 그냥 두고 있지만, 반말이 사이를 편하게 하는 건 사실이다. 망년지우忘年之友의 경우는 같이 존대를 하든지 같이 반말을 했다던데, 좋잖아. 그런 면에서 온라인이 좋긴 하지. 그러니 내 나이 묻지 말고, 알아도 신경 꺼 주셈. 어차피 나잇값 못하는 인간으로 찍히고 자기 승인한 지 오래됐으니.

3. 그나저나 오늘 마지막 화에서 신지가 나왔다. 아으. 성우가 누굴지 무지하게 궁금했는데, 목소리가 너무 작게 나와서 갸웃하고 자막을 기다렸다. 헉, 강수진.

일단 나 신지 좋아함. 내가 예상하던 목소리도, 바라던 목소리 색깔도 아닌 강수진이다. 하지만 실망감보다는 강수진 성우가 어떻게 신지를 연기할지 기대감이 든다. 전에 뭐랄까 다소 패턴화된 연기나 고급하지 못한 목소리 색깔 때문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도 몹시 좋다고 하기는 어렵고.

하지만 《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도로로로 보여 준 연기나 본인이 가진 특징을 잘 살린 《오란고교 사교클럽》(우리나라에서는 정서상 이 제목이다.)의 타마키의 분위기는 썩 좋아한다. 《블리치》 애니메이션이 본편으로 가면서 새로운 성우가 대거 등장할 텐데 기대가 크다. 꼭 누가 누구였으면 하는 바람은 없으니 마음은 편하다. 난 즐기면 그뿐.

그럼에도 인터넷 여기저기에서 떠드는 수많은 목소리들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장문의 글로 문제와 불만을 제기하지만, 글쎄 다 떠나서 그 작품과, 아니면 그 작품의 작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다. 애니메이션이든 다른 문화 상품이든 지역화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약하더라도 자기중심은 갖고 싶다. 뭐 진정한 자기중심이든 자유든 자아든 존재하지는 않는다고 보지만, 노력은 해야지.

4. 7월이구나. 때 이른 여행을 간다. 아주 가까운 곳에 그냥 놀러 잠깐(2박. 일도 해야 하고 돈도 없어서 더 오래는 못 있는다.). 책 한 권 끼고 팍 퍼져 있다 올 예정이다. 그런데 비 온대. 많이만 오지 마라. 이걸로 올 여름을 난다.
2008/07/01 01:14 2008/07/01 01:14

2008/07/01 01:14



트랙백 주소: http://textgarden.net/blog/trackback/65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루릴 2008/07/01 15:5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흠. 내가 못본 곳들이 그리 많다니. -_-;;

    • 之窈 2008/07/01 22:32  address  modify │ delete

      예전 블로그에도 이렇게 판 벌린 얘기 썼건만, 그때는 아무 소리 없다가 왜 이제 와서 이러는데? 뭔데? 확 그냥. 일원화하는 쪽으로 마음이 잡히는 중이심.

      아 나 요즘 너 주려고 열라 사진 찍어. 이러다 셀카 달인 되겠어(뻥. 죽어도 늘지 않음. ㅠ.ㅠ). 놀러 가서 같이 가는 친구한테 많이 찍어 달랄게. 그래서 건지면 보내마. 머리 보고 웃지 말기. -_-;

  2. lunamoth 2008/07/02 00: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니 TNF 에서 저글까지 찾으실 정도면 통합, 복원도 금방하시겠는걸요^^;; 헛 바야흐로 7월 TT

    • 之窈 2008/07/02 01:02  address  modify │ delete

      달나방 님!!! 놀리시는 거죠?
      달나방 님의 검색 능력은 블로고스피어 방방곡곡에 이름이 나 있다구요!!! 이 가제트 아저씨, 약 올리다니 미워요.

  3. kid 2008/07/02 14: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초큼 더 기다려 보심은 어떠실런지요..??
    샤내교 도 새로운 버전으로 베타 테스트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제가 잘 테스트 해보고 알려드릴께요. ^^

    초큼만 더 기달려 보심이 어떠실런지용..??

    달나방님 // 맞습니다. jiyo님은 이렇쿵 저렇쿵 하셔도.. 능력이 많으신 분이거등요.. 우호호홋..

    • 之窈 2008/07/05 13:44  address  modify │ delete

      뭐 사실 전 늘 고민을 먼저 하는 편이어서요. 저렇게 말할 때는 대충 마음이 기울어진 상태일 때가 많은 편이에요. 이사 갈 것 같습니다. 옛날 집으로. 대신 언제가 될지는 확정 못하고요. 도메인도 샀어요.

      그리고 kid 님, 누가 들으면 진짠 줄 알겠습니다. 무능력도 능력인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