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갈 곳도 마땅찮고 몸도 썩 좋지 못해서(출국을 위해 죽어라 일하느라 출국 전날 병원에 다녀와야 했다) 약을 먹고 빈둥거리며 누워 있었다. 물론 마음은 좋지 못했다. 9월 1일에 뵙기로 했던 B사의 H 이사님과 문자를 주고받다가(로밍의 좋은 점은 무엇보다 문자. 이번 여행에서 온 몸으로 체험하다) 결국 왕푸징에서 뵙기로 했다.
술 마시고 함부로 다니지 않으면, 베이징도 생각만큼 위험하지 않다. 내가 무개념 무방비 인간이라 그런지 난 베이징을 다니고, 베이징에서 살면서 한 번도 위험에 처해 본 적이 없다. 대충 시간에 맞춰서 왕푸징 서점으로 걸어갔다. 왕푸징 서점이 언제 문 닫는지 알아보려고 닫은 문 사이로 팔짝팔짝 뛰다가 얼결에 이사님을 만났다. 발 마사지를 받고 오시는 길이라는데 일행 중 그분만 팔팔해 보였다. 설왕설래하다 론리플래닛의 《베스트 베이징》(내 이번 베이징 여행의 지침서!)에 있는 ‘쑤시황’이란 클럽에 가기로 했다.
현재 왕푸징은 왕푸징서점을 건넌 지점부터 상무인서관 서점 못 미친 지점까지의 대로(《베스트 베이징》의 지도로 어림하니 약 500미터쯤?)가 보행자용으로 정해진 상태다. 덕분에 교통 상황이 상당히 애매해졌는데, 택시 잡기도 다소 힘들었고 이후에 버스를 알아보는 일도 어려웠다.
이제 클럽이다.
《베스트 베이징》을 읽었을 때부터 점찍었던 쑤시황(www.susiehuang.com.cn)은 유명한 클럽인 듯하다. 베이징의 클럽이라면 이제 아는 바가 전혀 없는 나로선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고, 다만 설명이 마음에 들어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택시를 타고 야밤의 차오양공원朝陽公園 쪽을 향해 달리는 기분은 대단히 감회가 새로웠다.
차오양공원에 도착해 문을 지키는 총각인지 아저씨에게 길을 물어 클럽을 찾았다. 클럽은 복장까지 규제하는 곳이었다. 같이 가셨던 분들이 모두 문득 한 번 스스로 차림을 살펴보셨고, 우리는 킥킥 웃으며 위로 올라갔다. 《베스트 베이징》의 설명으로는 전체 4개 층이었는데, 내가 간 쑤시황은 2개 층이었다. 2층으로 먼저 올라가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이었다, 그런 곳은. 담배연기가 안개처럼 가득하고 음악 소리가 몸을 흔드는 곳. 으슥한 조명, 벽과 창을 따라 두어 명이 앉을 수 있게 된 테이블에는 뭔가 은밀한 눈빛을 지닌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서양 사람과 동양 사람의 비율은 반반 정도. 담배연기만 아니라면 한 구석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이 안개급 연기는 버틸 수 없었다. 난 일행을 이끌고 안으로 죽 들어가 종업원인 듯한 사람에게 물었다. “다른 곳도 있나요?” 옥상이 있었다. 아편굴 같은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니 옥상이었다. 목제 바닥에 테이블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고, 한쪽 벽에는 주문을 받고 세팅을 하는 곳이 있었다. 이미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당연히 2층에 비하면 상당히 쾌적했다. 우리는 그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맥주를 시켰다.
낯선 사람들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 것, 좋다. 다만 혼자가 아니고, 일행이 있되 한 분을 빼면 모두 낯선 분이라 불편하긴 했다. 약 기운에 좀 몽롱하기도 했고. 친구와 같이 왔다면 정말 즐거웠겠다, 생각했다. 그럼 같이 오신 분들처럼 아래층에 내려가 구경도 하고, 낄낄 웃기도 하고 그랬을 텐데. 혼자 섬처럼 앉아서 가물가물 보이는 별을 세며 맥주를 홀짝거리려니 아래층 생각은 전혀 나지 않았다.
한참 앉아서 이사님 사진 찍으시는 것도 구경하고, 일행 중 한 분의 외국 여행에서 사람들과 사귄 경험 등을 듣다가 새벽이 다 되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2층으로 내려오니 음악이 바뀌었고 사람들은 앞쪽에 마련된 무대로 모여 무리를 이뤄 춤을 추고 있었다. 이런 걸 보면서, 귀엽다고 생각하다니 나도 늙었구나 싶었다. 나이트 오픈 때 들어가서 문 닫을 때까지 쉬지 않고 춤추던 난 이제 없나 보다. 늙었지, 뭐.
방으로 돌아와, 내가 혼자서는 언감생심 갈 생각도 못했을 곳을 오자마자 첫날에 가다니 운이 좋구나 하며 웃었다. 다음에 가면 친구랑 가서 구경해야지. 아, 이번엔 다른 곳을 가겠다. 거기 비싸고, 안주 맛없다. 소시지 시켰는데, 중국산 맛없는 소시지 몇 개 내주면서 60위안 넘게 받았다.
술 마시고 함부로 다니지 않으면, 베이징도 생각만큼 위험하지 않다. 내가 무개념 무방비 인간이라 그런지 난 베이징을 다니고, 베이징에서 살면서 한 번도 위험에 처해 본 적이 없다. 대충 시간에 맞춰서 왕푸징 서점으로 걸어갔다. 왕푸징 서점이 언제 문 닫는지 알아보려고 닫은 문 사이로 팔짝팔짝 뛰다가 얼결에 이사님을 만났다. 발 마사지를 받고 오시는 길이라는데 일행 중 그분만 팔팔해 보였다. 설왕설래하다 론리플래닛의 《베스트 베이징》(내 이번 베이징 여행의 지침서!)에 있는 ‘쑤시황’이란 클럽에 가기로 했다.
현재 왕푸징은 왕푸징서점을 건넌 지점부터 상무인서관 서점 못 미친 지점까지의 대로(《베스트 베이징》의 지도로 어림하니 약 500미터쯤?)가 보행자용으로 정해진 상태다. 덕분에 교통 상황이 상당히 애매해졌는데, 택시 잡기도 다소 힘들었고 이후에 버스를 알아보는 일도 어려웠다.
이제 클럽이다.
《베스트 베이징》을 읽었을 때부터 점찍었던 쑤시황(www.susiehuang.com.cn)은 유명한 클럽인 듯하다. 베이징의 클럽이라면 이제 아는 바가 전혀 없는 나로선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고, 다만 설명이 마음에 들어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택시를 타고 야밤의 차오양공원朝陽公園 쪽을 향해 달리는 기분은 대단히 감회가 새로웠다.
차오양공원에 도착해 문을 지키는 총각인지 아저씨에게 길을 물어 클럽을 찾았다. 클럽은 복장까지 규제하는 곳이었다. 같이 가셨던 분들이 모두 문득 한 번 스스로 차림을 살펴보셨고, 우리는 킥킥 웃으며 위로 올라갔다. 《베스트 베이징》의 설명으로는 전체 4개 층이었는데, 내가 간 쑤시황은 2개 층이었다. 2층으로 먼저 올라가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이었다, 그런 곳은. 담배연기가 안개처럼 가득하고 음악 소리가 몸을 흔드는 곳. 으슥한 조명, 벽과 창을 따라 두어 명이 앉을 수 있게 된 테이블에는 뭔가 은밀한 눈빛을 지닌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서양 사람과 동양 사람의 비율은 반반 정도. 담배연기만 아니라면 한 구석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이 안개급 연기는 버틸 수 없었다. 난 일행을 이끌고 안으로 죽 들어가 종업원인 듯한 사람에게 물었다. “다른 곳도 있나요?” 옥상이 있었다. 아편굴 같은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니 옥상이었다. 목제 바닥에 테이블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고, 한쪽 벽에는 주문을 받고 세팅을 하는 곳이 있었다. 이미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당연히 2층에 비하면 상당히 쾌적했다. 우리는 그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맥주를 시켰다.
낯선 사람들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 것, 좋다. 다만 혼자가 아니고, 일행이 있되 한 분을 빼면 모두 낯선 분이라 불편하긴 했다. 약 기운에 좀 몽롱하기도 했고. 친구와 같이 왔다면 정말 즐거웠겠다, 생각했다. 그럼 같이 오신 분들처럼 아래층에 내려가 구경도 하고, 낄낄 웃기도 하고 그랬을 텐데. 혼자 섬처럼 앉아서 가물가물 보이는 별을 세며 맥주를 홀짝거리려니 아래층 생각은 전혀 나지 않았다.
한참 앉아서 이사님 사진 찍으시는 것도 구경하고, 일행 중 한 분의 외국 여행에서 사람들과 사귄 경험 등을 듣다가 새벽이 다 되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2층으로 내려오니 음악이 바뀌었고 사람들은 앞쪽에 마련된 무대로 모여 무리를 이뤄 춤을 추고 있었다. 이런 걸 보면서, 귀엽다고 생각하다니 나도 늙었구나 싶었다. 나이트 오픈 때 들어가서 문 닫을 때까지 쉬지 않고 춤추던 난 이제 없나 보다. 늙었지, 뭐.
방으로 돌아와, 내가 혼자서는 언감생심 갈 생각도 못했을 곳을 오자마자 첫날에 가다니 운이 좋구나 하며 웃었다. 다음에 가면 친구랑 가서 구경해야지. 아, 이번엔 다른 곳을 가겠다. 거기 비싸고, 안주 맛없다. 소시지 시켰는데, 중국산 맛없는 소시지 몇 개 내주면서 60위안 넘게 받았다.
2007/12/05 01:56

댓글을 달아 주세요
흠. 얼마만에 가는 클럽이었나요? 후후. 여기는 모든 커피숍이 실내 금연이에요. 그래서 어느날엔 메케하게 안개낀 그 공기가 그리워요.
세보지를 않아서 모르겠다. 여튼 되게 오래됐지. 일단 뗐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미련을 잘 안 두게 되더라고. 노래방도 같은 맥락이고. 그렇게 노는 데 소질이 없는 건지도. ^^;
중국과 일본은 왠지 무서워서 가 볼 생각은 안하고 사는데 네 글 보면 가보고 싶단 말이지. 돈 많이 벌면 나 짐꾼으로 고용해서 데려가주렴.
짐꾼으로 너처럼 비실거리는 애를 써야겠냐. 그냥 돈 모아서 같이 가자. 어차피 너랑 가면 방 따로 잡아야 하니까 너도 남자 하나 더 꼬시고, 나도 여자 하나 더 꼬셔서. 중국은 그러면 좀 더 재미있고 괜찮은 음식을 먹기가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