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누설이 있으니 알아서 하시오.
N. 덕분에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기자시사회를 다녀왔다.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주지훈 좋아한다. 요시나가 후미의 원작도 좋아한다. 남들이 저 캐스팅에 걱정을 했어도 일단 주지훈 좋아해서 얼씨구나 했다. 배우와 감독의 무대인사도 있다고 해서 몹시 신났다. 늘씬한 배우들을 보니 눈이 엄청 호강스러워했다. 영화가 시작됐다. 기대 만발~.
영화를 보고 나와 내가 감독이 원작에 압도된 건가 하자 N.이 감독이 원작자 팬이라고 알려 주었다. 그럼 N.의 말대로 이건 팬질이구나 싶었다. N.은 각색을 잘한 듯하다면서 나름대로 영화에 만족감을 보였고, 다음에 개봉하면 또 보겠노라 했다. 아, 이러면 소심한 난 우기면서도 고민한다. 내가 영화를 잘 못(혹은 잘못) 봤나?
내 보기에 이 영화는 욕심이 너무 많거나 너무 없다. 둘 다이거나. 원작을 고스란히 옮겨 애정을 보이고자 하는 마음. 그러나 만화와 영화는 다른 매체라, 타협점과 돌파구가 필요하다. 원작의 일화들을 상당 부분 옮겨 오는 정성과 동화적인 구성을 위한 뮤지컬의 도입 등은 가상하지만, 그러느라 이야기를 쥐었다 풀었다 하는 맥을 놓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승전결에서 기승승승 그리고 승 같은 결의 느낌?
옴니버스 구성을 띤 드라마나 만화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사건은 점차 중심을 향해 긴장이 고조되기 마련이다. 이 영화의 원작에서 그 긴장은 유괴 살인 사건 부분에서 집약된다. 영화도 그 부분을 노린다. 그러나 효과는 그 정도가 되지 못한 듯하다. 장 밥티스트의 출현으로 고조된 긴장이 해소됨과 동시에 이어지는 유괴 살인 사건으로 이야기가 몰리면서 이야기가 어수선해진다. 어디에도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진다고 할까.
그리고 이야기는 갑작스럽게 결론으로 달린다. 물론 원작도 그렇지만, 영화는 갑자기 기범(유아인, 원작의 에이지)이 프랑스로 가고(가는 장면도 안 나온다.), 수영(최지호, 원작의 치카게)이 떠난다. 두 사람이 남아 가게를 꾸리면서 대화를 나누고 게이 커플로 오해를 받으며, 그들이 각자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가 해소됐다는 암시와 함께 영화가 끝난다.
민규동 감독은 화려하고 유쾌하게 시작해 다소 무게를 주면서 따뜻하게 이야기를 끝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진혁(주지훈, 원작의 다치바나)과 선우(김재욱, 원작의 오노)의 트라우마가 해결되는 끝은 (내 취향과는 별개로) 달콤한 케이크 가게 이야기의 끝으로 나쁘지 않다. 다만 감독의 ‘팬질’ 욕심의 균형이 엇나갔다.

원작의 이야기들을 다수 담고자 하는 욕심을 조금 치고 각 인물에 깊이를 부여했다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시각적으로는 대단히 화려하고 각 컷들도 전환이 빨라 시원시원해 보이지만, 그에 비해 이야기의 흐름은 그렇게 시원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난 팬이라면 이야기를 다소 쳐내더라도 오히려 원작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바를 꺼내 주는 편이 좋으리라 여긴다. 네 캐릭터의 바탕이 될 소소한 사항들이 거의 사라져 있어서 영화가 전체적으로 좀 뜨는 느낌이다.
물론 여기에는 안타깝게도 배우들의 연기 문제도 있다. 아아, 초반에 김재욱과 주지훈만으로 구성된 시퀀스는 민망해 죽을 정도로 어색하다. 안 그래도 영화의 시작 부분이 정신 사나워서 짜증이 좀 나 있는 상태(너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시각적으로도 충분히 정신이 사나웠는데 내레이션이 불어여서 자막까지 읽어야 했다. 그리고 음악까지 -_-+)였는데 유아인이 등장해서 안정이 될 때까지는 앞으로 뒤를 어찌 봐야 하나 싶어 막막했다.
미안, 주지훈. 내가 당신 팬이긴 한데, 당신 아직 코미디는 안 되겠더라. 나 어색해서 웃기 힘들었어. 그에 비하면 김재욱은 전반적으로 괜찮았지만, 이런 비교는 다소 불공평한 것이 주지훈이 맡은 진혁은 정말 쉽게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코미디부터 호러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하니까. 묵직한 연기는 닦인 실력이 있어서 안정적이었으나, 좀 경박해 보이면서도 경영주로서의 무게도 지닌 캐릭터의 개성은 그다지 살리지 못했다. 큰 소리 치고 짜증도 잘 내지만 영업력이 좋고 깊은 정이 있는 다치바나의 면모는 주지훈에게서 그렇게 드러나지 않는다. 짜증을 낼 때는 정말 드라마 《궁》의 어린 황태자 같더라. 전반적으로 영화 쪽 캐릭터의 연령대가 낮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지점이다.
유아인과 최지호는 뭐 안정적이었다. 최지호야 정말 할 말 없고, 유아인은 뒤에서 갑작스럽게 퇴장해서 아쉬웠다. 그러나 두 사람의 캐릭터가 영화에서 워낙 평면적이어서. 유아인 역시 연기가 좀 뜬다는 느낌이었고.
전반적으로 연기가 떴다. 민규동 감독이 무대인사에서 자기도 신인이고 배우도 신인이어서 우려의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하더니 그 우려만큼 나온 것 같다. 민규동 감독은 전에 공포영화를 찍어서인가 아니면 이 영화에 무게를 주기 위해서인가 무서운 장면들을 몇 번 집어넣었는데 과했다. 뮤지컬에 코미디에 드라마에 호러까지 갖은 장르가 뷔페 음식처럼 나열되어 있다. 거기에 사운드가 배우들 목소리보다 크고 넘친다. 콧소리를 섞어 짜증난 상태를 연기한 주지훈의 목소리는 대사 전달이 잘 안 될 때도 있었다. 안타까워 죽는 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이 귀엽고 화려한 영화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앞에서 말했듯, 캐릭터의 얕음이다. 그게 배우들의 연기가 아직 덜 익어서 감독이 포기한 건지, 감독이 이야기 담기에 치중해서 나온 결과인지는 모른다. 차라리 진행도 옴니버스식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까지 하다. 뭔가 대단히 아쉬운 영화였다. 난 한 번 봤으니 됐다.
N. 덕분에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기자시사회를 다녀왔다.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주지훈 좋아한다. 요시나가 후미의 원작도 좋아한다. 남들이 저 캐스팅에 걱정을 했어도 일단 주지훈 좋아해서 얼씨구나 했다. 배우와 감독의 무대인사도 있다고 해서 몹시 신났다. 늘씬한 배우들을 보니 눈이 엄청 호강스러워했다. 영화가 시작됐다. 기대 만발~.
영화를 보고 나와 내가 감독이 원작에 압도된 건가 하자 N.이 감독이 원작자 팬이라고 알려 주었다. 그럼 N.의 말대로 이건 팬질이구나 싶었다. N.은 각색을 잘한 듯하다면서 나름대로 영화에 만족감을 보였고, 다음에 개봉하면 또 보겠노라 했다. 아, 이러면 소심한 난 우기면서도 고민한다. 내가 영화를 잘 못(혹은 잘못) 봤나?
내 보기에 이 영화는 욕심이 너무 많거나 너무 없다. 둘 다이거나. 원작을 고스란히 옮겨 애정을 보이고자 하는 마음. 그러나 만화와 영화는 다른 매체라, 타협점과 돌파구가 필요하다. 원작의 일화들을 상당 부분 옮겨 오는 정성과 동화적인 구성을 위한 뮤지컬의 도입 등은 가상하지만, 그러느라 이야기를 쥐었다 풀었다 하는 맥을 놓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승전결에서 기승승승 그리고 승 같은 결의 느낌?
옴니버스 구성을 띤 드라마나 만화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사건은 점차 중심을 향해 긴장이 고조되기 마련이다. 이 영화의 원작에서 그 긴장은 유괴 살인 사건 부분에서 집약된다. 영화도 그 부분을 노린다. 그러나 효과는 그 정도가 되지 못한 듯하다. 장 밥티스트의 출현으로 고조된 긴장이 해소됨과 동시에 이어지는 유괴 살인 사건으로 이야기가 몰리면서 이야기가 어수선해진다. 어디에도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진다고 할까.
그리고 이야기는 갑작스럽게 결론으로 달린다. 물론 원작도 그렇지만, 영화는 갑자기 기범(유아인, 원작의 에이지)이 프랑스로 가고(가는 장면도 안 나온다.), 수영(최지호, 원작의 치카게)이 떠난다. 두 사람이 남아 가게를 꾸리면서 대화를 나누고 게이 커플로 오해를 받으며, 그들이 각자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가 해소됐다는 암시와 함께 영화가 끝난다.
민규동 감독은 화려하고 유쾌하게 시작해 다소 무게를 주면서 따뜻하게 이야기를 끝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진혁(주지훈, 원작의 다치바나)과 선우(김재욱, 원작의 오노)의 트라우마가 해결되는 끝은 (내 취향과는 별개로) 달콤한 케이크 가게 이야기의 끝으로 나쁘지 않다. 다만 감독의 ‘팬질’ 욕심의 균형이 엇나갔다.

나도 이런 감상문을 남기고 싶지는 않았어. 내 심정 알아? ㅠ.ㅠ
원작의 이야기들을 다수 담고자 하는 욕심을 조금 치고 각 인물에 깊이를 부여했다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시각적으로는 대단히 화려하고 각 컷들도 전환이 빨라 시원시원해 보이지만, 그에 비해 이야기의 흐름은 그렇게 시원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난 팬이라면 이야기를 다소 쳐내더라도 오히려 원작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바를 꺼내 주는 편이 좋으리라 여긴다. 네 캐릭터의 바탕이 될 소소한 사항들이 거의 사라져 있어서 영화가 전체적으로 좀 뜨는 느낌이다.
물론 여기에는 안타깝게도 배우들의 연기 문제도 있다. 아아, 초반에 김재욱과 주지훈만으로 구성된 시퀀스는 민망해 죽을 정도로 어색하다. 안 그래도 영화의 시작 부분이 정신 사나워서 짜증이 좀 나 있는 상태(너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시각적으로도 충분히 정신이 사나웠는데 내레이션이 불어여서 자막까지 읽어야 했다. 그리고 음악까지 -_-+)였는데 유아인이 등장해서 안정이 될 때까지는 앞으로 뒤를 어찌 봐야 하나 싶어 막막했다.
미안, 주지훈. 내가 당신 팬이긴 한데, 당신 아직 코미디는 안 되겠더라. 나 어색해서 웃기 힘들었어. 그에 비하면 김재욱은 전반적으로 괜찮았지만, 이런 비교는 다소 불공평한 것이 주지훈이 맡은 진혁은 정말 쉽게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코미디부터 호러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하니까. 묵직한 연기는 닦인 실력이 있어서 안정적이었으나, 좀 경박해 보이면서도 경영주로서의 무게도 지닌 캐릭터의 개성은 그다지 살리지 못했다. 큰 소리 치고 짜증도 잘 내지만 영업력이 좋고 깊은 정이 있는 다치바나의 면모는 주지훈에게서 그렇게 드러나지 않는다. 짜증을 낼 때는 정말 드라마 《궁》의 어린 황태자 같더라. 전반적으로 영화 쪽 캐릭터의 연령대가 낮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지점이다.
유아인과 최지호는 뭐 안정적이었다. 최지호야 정말 할 말 없고, 유아인은 뒤에서 갑작스럽게 퇴장해서 아쉬웠다. 그러나 두 사람의 캐릭터가 영화에서 워낙 평면적이어서. 유아인 역시 연기가 좀 뜬다는 느낌이었고.
전반적으로 연기가 떴다. 민규동 감독이 무대인사에서 자기도 신인이고 배우도 신인이어서 우려의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하더니 그 우려만큼 나온 것 같다. 민규동 감독은 전에 공포영화를 찍어서인가 아니면 이 영화에 무게를 주기 위해서인가 무서운 장면들을 몇 번 집어넣었는데 과했다. 뮤지컬에 코미디에 드라마에 호러까지 갖은 장르가 뷔페 음식처럼 나열되어 있다. 거기에 사운드가 배우들 목소리보다 크고 넘친다. 콧소리를 섞어 짜증난 상태를 연기한 주지훈의 목소리는 대사 전달이 잘 안 될 때도 있었다. 안타까워 죽는 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이 귀엽고 화려한 영화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앞에서 말했듯, 캐릭터의 얕음이다. 그게 배우들의 연기가 아직 덜 익어서 감독이 포기한 건지, 감독이 이야기 담기에 치중해서 나온 결과인지는 모른다. 차라리 진행도 옴니버스식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까지 하다. 뭔가 대단히 아쉬운 영화였다. 난 한 번 봤으니 됐다.
2008/10/29 01:36

댓글을 달아 주세요
ㅎㅎ 전 일본 드라마로 본게 있어서 영화는 넘길까 했는데....
글을 보니 더 궁금해지는군요. -_-;;;
일본 드라마 쪽은 일부 내용과 설정을 과감히 버리고 코미디에 확실히 편중하면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봅니다. 보면서 즐거웠어요(물론 미스칠의 음악도 한몫;;;). 캐스팅도 좋았고요.
아아, 그러고 보니 시나 깃페의 다치바나는 좀 호박이지 싶었는데, 지훈 군을 보고 나니 인물이 좀 떨어져도 저쪽이 낫구나 하는 마음이 드는군요(지훈군 정말 미안;;;). 영화 데뷔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이 나빴다고 보지는 않지만, 역시 좀 안타깝습니다. 진지한 연기는 꽤 좋았거든요. 뭐,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었다고도 보는데, 그랬다면 감독과 작가가 다른 장치를 좀 더 써야 했지 않나 여겨지기도 합니다.
한 번쯤 보셔도 괜찮아요. 말릴 정도는 아니랍니다.
보고 오셨군요:) 사실 팬의 입장이라는 게 다른 버전의 팬질을 수용하는 데에 있어 더 까다롭게 작용하기도 하죠. 눈에 가시같은 리버스 커플링 같은 거랄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전 요시나가 후미의 엄청나게 열렬한 팬은 아니라서, 그리고, 이 작품을 읽은 지 꽤 되어서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에(다시 꺼내고 싶은 마음을 영화 때문에 참았습니다. 보고 다시 읽을래용), 좀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기야 뭐....별로 기대 안 하구요(......)
그게 그렇게 되나요? 전 요시나가 후미 참 좋아하지만, 이번의 불만은 요시나가 후미의 작품을 망쳤어! 라는 팬의 입장이 아니라, 그냥 이미 원작을 접한 일반 관객의 시선에서 나왔다고 보는데요. 팬은 민규동 감독이죠.
원작을 영화화하는 일은 언제나 난처한 일이지만, 욕을 먹었어도 '반지의 제왕'은 나름의 미덕을 갖잖아요. 그런데 너무 어정쩡하단 말이죠.
아, 그래서 저도 와서 간만에 만화책 다시 꺼내 봤더니 많이 쳐내긴 했던데요;;; 뭐 보고 오시면 더 할 얘기가 있겠고, 좀 더 달리 이야기가 있겠죠. 바쁘다고 저희를 튕겨내셔서 내심 슬퍼하고 있습니다.
아니 지요님 저도 학교는 가야....;ㅁ;
언제 보고 올 지 모르겠지만 보고 감상 쓸께용(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