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가 나왔다. 이제는 얼굴도 목소리도 느낌도 윤곽도 기억나지 않는데. 아주 드물게 꿈에 한번 나오면 꿈에서도 흠칫 놀랄 정도로 선연하게 모든 게 재현된다. 그리고 깨어나면 또다시 망각. 그에 관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꿈에서만 선명하다. 그가 꿈에 나와 좋으냐고 물으면, 싫으냐고 물으면, 모르겠다. 보고 싶으냐고 물으면, 보고 싶지 않으냐고 물으면, 모르겠다.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다. 잘 지내기를 바라는지 물으면,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지 물으면, 역시 모르겠다. 이렇게나 오래되었는데도. 그래, 이렇게나 오래되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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